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서울‧경기지부(회장 김의동 이하 서경건치)가 위험 환경에 노출된 십대 여성 청소년들의 몸과 마음의 회복을 위해 설립된 서울시립십대여성건강센터 ‘나는봄’ 치과진료사업에 힘을 보태기로 했다.
서경건치는 지난달 27일 강남 중식당에서 모임을 가졌다. 이날 자리에는 김의동 회장을 비롯해 ‘나는봄’ 진료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송화수‧신순희‧정석순 회원, 전양호 회원, 이효직 차장, 그리고 ‘나는봄’ 정현재 사무국장이 참석해, 앞으로 진료사업을 어떻게 해나갈 것인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오랜만에 다시 진료에 합류한 신순희 회원은 “일주일에 한 번 이지만, 인력풀을 만들어 진료가 끊이지 않고 잘 돌아갔으면 한다”며 “적은 예산으로 십대 청소년들의 치아 건강을 되찾아 주는 한편, 이를 통해 치과진료의 사회적 가치를 보여주고 싶다”고 밝혔다.
아울러 정석순 회원도 “각자가 이 진료실의 주인이 돼 진료사업을 잘 이끌어 갔으면 한다”면서 “대상자는 물론이고 참여하는 각자도 변화와 발전의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다짐을 전했다.
김의동 회장은 “건치에서 오랜만에 진행하는 여성사업으로 기대감이 크다”면서 “필요한 것들은 최대한 지원하고 물심양면으로 도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건치와 ‘날아오를‘ 여성들과의 연대
한편, ‘나는봄’은 (사)막달레나 공동체가 지난 2013년 9월부터 서울시의 위탁을 받아 운영하는 곳으로 가출, 빈곤, 성건강 위기 등 다양한 위기상황으로 인해 건강을 돌봄 받지 못하는 만 13세~19세 여성 청소년을 대상으로 ▲여성의학과‧치과‧가정의학과‧한의과‧정신보건상담 등 진료 ▲찾아가는 성매매예방교육, 심리지원 등 교육 ▲기초생활물품 및 여성위생용품 지원 ▲성건강‧위생‧양치 등 건강돌봄 교육 및 사춘기 클리닉 등을 지원하고 있다.
건치는 지난 2004년 성매매피해여성 쉼터 ‘막달레나의 집(현 막달레나 공동체)’에 치과진료 지원 사업을 하면서 ‘나는봄’과 인연을 맺었다. 틈틈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건치 회원들이 ‘나는봄’에서 치과진료 봉사를 해 왔고, 건치로 특성화 교육실습을 나온 학생들과 센터를 방문하며 계속 연대를 유지해 왔다.
지금은 진료실이 잘 갖춰졌지만 진료를 막 시작했던 지난 2013년만 해도 상황은 그리 좋지 못해 당시 센터 내 진료실에서는 간단한 검진과 레진치료만 실시했고, 신순희 회원이 대한치과의사협회 대외협력국으로부터 이동치과버스를 대여 받을 수 있도록 도움을 줘, 이동치과버스에서 필요한 치과진료를 진행키도 했다.
현재는 정석순‧권재신 회원 등 치과의사 4명과 치과위생사 3명이 돌아가면서, 매주 수요일 혹은 목요일에 치과진료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에 김아현‧권미정‧신순희‧송화수 회원이 합류하게 됐다. 아울러 ‘나는봄’에서는 매월 둘째 주 금요일에 40명~50명이 모이는 대규모 야간진료 행사를 시행하고 있다. 이 야간진료 행사 때는 성별에 관계없이 이주배경 청소년이나 학교 밖 청소년 등도 진료를 받을 수 있다.
정현재 사무국장은 “치아 관리가 잘 안되는 발달장애, 건강돌봄 사각지대의 여성 청소년도 매우 많고 이가 아파도 웬만하면 진통제로 참고 견디다 오는 경우를 보면 많이 안타깝다”면서 “‘나는봄’ 운영을 시작하면서 위기 십대 여성의 건강을 위해 가장 먼저 고려한 진료가 여성의학과와 치과였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 사무국장은 “‘나는봄’에 오는 여성 청소년들은 가족이나 사회의 도움 없이도 어려움을 극복하며 자기 삶을 잘 살아내는 친구들로, 조금은 거칠고 별나 보여도 이들을 조금 더 가까운 이웃으로,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 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