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이 없지만 끝까지 해야 하는 일 청소년 중독치료
<중독상담 전문가 조현섭 교수>
십대여성의 성건강 위기 원인 중 항상 빠지지 않았던 음주 후 성관계.
십대의 음주는 음주 자체만으로 건강을 위협하지만 특히나 주취 중 동의 없는 성관계, 성폭력 자해와 자살 문제까지
이용자의 어려운 문제 상황들이 원인이 되어 알코올 중독으로까지 연결되는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이번 달 봄터뷰에서는 십대의 알코올 중독 상황에 대해 전문가에게 들어 보고자
한국중독융합협회장 총신대 조현섭교수님을 만나 뵙고 왔습니다.
Q. 알코올 중독을 겪고 있는 십대 여성청소년의 특징이 있을까요?
A. 이들은 가장 기본적인 욕구를 해결하는 것에 대하여 별로 고민하지 않습니다.
즉, 먹고, 자고 단순한 재미를 위해 즉흥적으로 행동하는 편이죠.
또 이들은 도덕성이 준비되어 있지 않은 것이 안타까워요. 이 아이들이 점점 나빠진 것이 아니에요.
이들은 삶에 대한 옳고 그름을 평가하고 행동할 교육을 받을 기회가 거의 없었던 것이죠.
특히, 술을 마시는 것이 잘못되었고, 술을 많이 마시면 판단력이 떨어져 나쁜 일이 발생할 것이라고 알려줄 사람이 없었을 겁니다.
그러니 당연히 십대 여성청소년들은 몰라서 아무런 생각없이 술을 마시는 거죠.
Q. 십대 여성청소년이 알코올 중독이 되는 유입 경로나 계기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남성의 경우,우연히 함께하는 친구들과 어울려 분위기에 취해 그냥 마시기 시작한다면,
여성의 경우는 우울과 불안 등 정서적인 문제가 있을 때 마시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청소년기에는 불안이나 우울증이 규범, 규칙에서 벗어난 문제 행동으로 나타나기도 하거든요.
그런데, 어른들이나 주변에서 문제아나 반항아로 낙인찍어 버립니다.
이런 양상이 계속 반복되다 성인이 되면 우울증으로 나타나기도 하죠.
술을 마시고 반사회적인 행동이나 도덕적으로 나쁜 행동을 했을 때 문제 행동이 더 부각되어 여성청소년이 술을 마셨다는 것
자체에 대한 질책을 할 뿐 여성청소년 내면의 어려움이나 트라우마들을 제대로 보지 않고 이해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Q.특히 ‘성장기 십대 여성이 알코올, 약물 중독에 빠졌을 때 야기되는 문제는 무엇일까요?
A.성인 남성은 본격적으로 술을 마시기 시작한 후, 대부분 15년~20년에 걸쳐서 중독이 되는 편입니다.
예를 들어 성인 남성의 경우, 20살부터 마신다고 하면 개인마다 다소간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40살 전후에 중독상태가 나타나는 편입니다.
그러나 여성은 체지방이 있어 술 분해가 잘 안되는 편이기 때문에 알코올이 몸에 오래 남아있게 됩니다.
그래서 여성은 중독의 속도가 매우 빠른 편입니다. 남성의 반절이라고 보면 됩니다.
또 간이나 위의 손상 뿐만 아니라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든 장기에 폐해와 부작용이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런데 나이가 어린 십대 청소년의 경우, 또 중독되는 기간이 절반으로 줄어듭니다. 결국 여성청소년의 경우,
본격적으로 술을 마시기 시작한 후, 3년-4년 만에도 중독이 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청소년의 경우, 매일 조금씩 마시기 보다는 지속적으로 폭음과 만취경험을 하게 되는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더 빠르게 중독 상태에 빠지기도 합니다.
특히 성장기의 십대 여성이라면 급성 알코올 중독으로 인해 사망할 위험성도 상당히 높습니다.
Q.알코올 중독과 성관계로 이어지는 문제 음주 상황의 사례를 교수님께서도 현장에서 많이 만나시나요?
A.여성알코올 중독과 성범죄, 동의 없는 성관계로 인한 문제는 매우 자주 있는 일입니다.
보통 청소년의 음주 문화는 정신을 놓을 정도로 마시기 때문에 자신을 보호할 수 없는 위험한 상태에 빠지게 합니다.
또 이들은 부모의 사랑을 충분히 받으며 제대로 성장하지 못했기 때문에 우울과 불안정한 애착 관계가 형성되었고
이로 인하여 누군가의 애정을 쉽게 받아들이고 성관계를 요구하면 거절하지 못합니다.
특히 십대 여성 알코올중독자들의 경우, 이런 관계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음주로 인한 범죄의 무서운 점은 강력범죄로의 부스터 역할을 한다는 것입니다.
알코올은 충동 조절이 되지 않고 도덕성과 이성적 판단을 잃게 만듭니다.
여성알코올 중독자의 경우 함께하는 파트너도 음주 상황일 확률이 높습니다.
사소한 다툼도 제어가 되지 않아 데이트 폭력이나, 성폭력 등이 더욱 강력 범죄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또 약물, 마약에 중독된 여성의 경우 많은 사례가 음주 중 약물을 접하게 되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약물 중독이 된 경우도 매우 많습니다.
하나 덧붙이자면, 우리나라가 OECD에서 자살률 1위 국가인데,
이 자살자들 중에 상당수가 술을 마신 상태이거나 중독자인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Q.십대 여성이나 여성 전문 알코올 중독 상담 기관이 있을까요?
A.우리나라에는 아직 십대 여성들의 알코올중독자를 치유하는 기관은 없습니다.
그러나 중독문제관리센터의 여성중독상담사와 연결해서 도움을 받을 수 있기는 합니다.
그러나 이 센터에도 근무하는 직원 수가 적어서 어려움이 있을 겁니다.
지금으로서는 별도로 십대 여성 알코올중독자를 상담하는 치유기관을 만들어 달라는 건의를 강력하게 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방법은 너무 어렵기 때문에 저는 각 청소년기관의 실무자들이 중독에 관한 전문성을 갖추는 것이
가장 빠르고 잘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봅니다.
사실, 십대여성이 상담을 받는 경우, 여러 기관을 찾아가며 자기 이야기를 계속해야 하는 상황을 매우 불편해 하고,
앞서 말했듯이 일반적으로 청소년의 경우 자신을 변화시키려 하는 의지가 매우 약하기 때문에 가지도 않습니다.
따라서 십대 여성 알코올중독자를 여기저기 기관을 데리고 다니는 것보다
각 청소년 기관의 직원들이 중독전문가가 되어 상담사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 장기적으로 가장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따라서 각 기관의 상담사나 실무자가 중독과 관련하여 전문적인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청소년 지원 기관에서 실무자에게 교육할 기회를 의무적으로 제공하면 좋겠습니다.
현재 ‘청소년중독예방본부’에서 진행하는 중독 예방 전문가 과정에 참여하면 좋겠습니다.
십대 여성 알코올 중독자들을 돕기 위해서는 상담사와 실무자들이 중독공부를 하고 경험을 축적해야만 합니다.
Q. 모든 중독치료에서도 마찬가지이지만 청소년 알코올중독의 경우 가족의 지지가 매우 중요할 텐데요.
나는봄 이용자의 경우 그러한 지지 체계가 튼튼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청소년을 대하는 실무자들이 도와줄 수 있는 정보들이 있을까요?
A.기관이용자나 기관을 통해 상담을 청해온 이용자들의 안타까운 점이 바로 그 부분입니다.
중독치료에서 가족 상담은 필수입니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양육과정에서 방치되거나 사랑이나 보호를 받지 못하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교육을 받지 못한 경우가 많습니다.
만약, 청소년 상담의 경우 10번 상담회기가 있다면 아이들 2-3번이고
나머지는 부모를 상담해야 한다고 할 정도로 가족 상담이나 양육자를 상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 이유는 청소년들만 심리상담을 하는 경우, 심리상담 효과가 떨어집니다.
청소년들에게는 자신을 통찰하는 능력이 필요한데 아이들의 연령대가
그것을 하고자 하는 충분한 사고력이 발달되어 있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가족, 특히 부모님이 변해야 하고 이 내담자가 왜 이런 문제 행동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정확한 원인 파악이 필요한데,
가족의 구조가 없는 경우는 부모 대신 하고 있는 기관의 종사자들이 중독에 대해 알아야 하고 공부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쉼터에서 생활하고 있다면 쉼터의 실무자들이 중독된 아이를 치유해 줄 수 있는 중독에 관한 지식을 가지고 있어야 하죠.
이들이 부모 역할을 해야 합니다.
Q.최근 술 이외의 약물(마약)중독의 사례들이 많이 늘고 있습니다.
알코올의 경우에는 일상의 대화를 통해 실무자가 파악할 수 있는데
약물(마약)같은 경우는 빠른 시간 내에 알고 대처해주기가 어렵습니다.
약물중독 대상자의 특징이나 실무자가 신속하게 알아볼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A. 알코올중독과 약물중독자의 특징은 명확히 구분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알코올 중독인 경우에 약물중독에 노출 될 위험성이 훨씬 높고
자신도 모르게 파트너가 술에 몰래 탄 약물을 먹다가 중독된다든지 성범죄를 당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예전에는 약물을 구하는 것이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인터넷을 통하여 구하기가 쉽습니다.
약물중독 상담의 어려운 점은 일단, 우리나라에서는 약물이나 마약을 복용하게 되면 범법행위가 됩니다.
본인들이 했다고 하는 순간 법적인 조치를 받아야 하므로 자신이 약물하는 것을 숨기게 되는 거죠.
때문에 약물중독자를 실무자가 신속하게 알아볼 수 있는 방법이 어려워서 심각한 상태에서 만나게 되고 치유도 그만큼 늦어지게 됩니다.
Q.어렵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중독으로 어려움을 겪은 청소년 상담자 중 완쾌가 되어 상담이 종료된 사례가 있을까요?
A.저는 없습니다. 설령 저와 상담 시 술을 마시지 않았다 하더라도 아마 지금은 다 마시고 있을 겁니다.
왜냐하면 술은 정말 끊기가 어렵고 죽어야만이 비로소 술을 끊었다고 보기 때문에 상담 중 술을 안마시고 있다고 해서 술을 끊었다고 볼 수는 없어요.
짧은 시간 실무자나 상담가의 노력으로 중독자를 변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정말 잘못된 생각입니다.
그래서 나름 직원들이 노력했는데도 중독자가 변하지 않으면 자책하게 되거나 무력감과 계속 싸워야 합니다.
결코, 우리 몇 명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부모, 직원 모두가 나서야 합니다.
특히 국가가 나서서 다양한 시설들을 만들고 중독전문가를 양성하고 중독에 효과적인 프로그램 개발해서 사용하도록 해야 합니다.
위기의 순간 순간, 청소년들이 뭔가 나쁜 짓을 할 것 같은 선택의 기로에 있을 때
생각나는 어른, 무조건적인 배려와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는 선생님, 이런 역할을 할 사람이 필요합니다..
중독의 문제는 전문적인 개입이 필요하고 끝이 없지만, 끝까지 해야 하는 일로 여겨야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