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로 ‘나는봄’에서 만난 사람은 서울시십대여성일시지원센터 나무의 하티님이에요.
나무(‘나는 무지 사랑스러워’의 준말)는 탈가정, 학교 밖 청소년, 학업청소년 등 십대 여자 청소년이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쉼과 놀이의 공간인데요.
여자 청소년이 주체적으로 자신의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돕고 있는 나무의 활동가 하티님과
상도동에 위치한 나무카페의 사무실 공간에서 이야기 나눠봤어요.
1.간단한 자기소개와 현재 나무에서 하고 있는 일을 알려주세요
나무에서 활동하고 있는 하티입니다.
저는 청소년 야간 아웃리치, 달달 나무 데이, 자원활동가 와의 소통 등의 업무를 맞고 있습니다.
나무에서 상근 활동가로 일하기 전에 좋은 세상을 만드는 사람들에서 자원활동가로 있었어요.
원래 청소년 활동에 관심이 있어서 20살 이후로 멘토링이나 학습지원 봉사활동을 하긴 했는데
제도권 청소년 이외의 사각지대에 있는 학교밖 청소년에도 관심이 생기면서 나무의 전신?인 틴모빌이라고
신림역 상담 부스에서 청소년을 만나는 활동을 2013년도부터 꾸준히 했었고 그게 계기가 돼서 나무에서 까지 일하게 된 것 같아요.
2. 나는봄에 처음 방문하셨던 때는?
나는봄에서 금요일 야간진료에 나무의 활동가들이 한번 씩 돌아가면서 이용자와 동행해서 가고 있어요. 저는 3번 정도 방문했던 것 같아요.
3. 그럼 야간진료가 있을 때 나무에서 나는봄에 대한 홍보를 해 주시는 건가요?
주로 이용하는 친구 대상으로 포스터를 보내고 특별히 의료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친구들은 한 번 더 물어보기도 해요.
나무 친구들에게 나는봄에 동행해서 가고 싶은지 혼자 가고 싶은지 여부를 물어보고 나무 활동가와 함께 나는봄을 가고 싶어 하는 친구들이 있으면 함께 가요
4. 청소녀들이 나는봄에서 가장 많이 이용했던 진료과목이 있을까요?
지금까지는 골고루 있었던 것 같아요. 여자청소년에게 지원하는 기관이지만 여성의학과 뿐 아니라
한의진료나, 정신건강이나, 치과 진료도 한 번씩 경험해 본 것 같아요.
5. 처음 오셨을 때 나는봄의 느낌이나 인상적이었던 점?
처음에 갔을 때는 공간적인 부분이 먼저 눈에 들어왔어요. 깔끔하고 따뜻한 느낌이었고 공간분리가 잘되어있었어요.
대기실에서 지나가는 선생님들이 이용자들이 소외되지 않게 다들 한번 씩 말을 걸어 주는 모습을 보고
선생님들이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는 걸 느꼈어요.
아기를 데려오는 친구들도 잠깐이라도 서로서로 봐주기도 하니까 그런 모습도 보기 좋았고요
열려있는 느낌이었고 나는봄 선생님과 이용하는 친구들 서로 친밀감이 높다는 느낌이었어요.
관계를 맺는 방식이나 이런 것들이 나무와 비슷했던 것 같아요.
6.진료를 받아보자고 권유할 때 어려운 점이 있을까요?
의료지원을 제안할 때 가장 어려운 부분은 심리지원부분인 것 같아요.
다른 질환은 직접적인 통증을 호소 할 때 치료를 하자고 말하기 어렵지 않은데 심리적으로 힘든 부분은
이친구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모르니까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었어요.
근데 진료를 가자고 할 때도 물어는 보지만 거의 친구들의 자발적인 의지로 많이 갔었던 것 같아요.
7. 여성질환이나 성건강에 대한 부분을 보통 어떤 방식으로 알게되나요?
보통 친구들이 먼저 와서 병증을 호소하는 경우 이외에는 이런 부분을 정확히 알기 어려워요.
성관계 부분에 대한 것들은 이야기를 나누다가 성교육이나 여성의학과 진료가 필요하겠다싶거나
도움이 필요할 때는 이야기해라 정도는 이야기하는데, 질염이나 병증은 본인이 이야기하기 전까지는 알기 어려운 것 같아요
8. 나는봄에서 제공했던 서비스 중 좋았던 점은?
식사가 잘 나온다는 평이 있어요. 집밥과 같은 식사를 제공한다고 ^^
무료진료 같은 경우는 나는봄과 같이 의료를 직접 제공을 할 수 있는 기관은 유일무이 하잖아요.
한번 나는봄을 이용했던 친구는 나는봄을 계속 방문하고 싶어 하고 꾸준히 가려고 하는게 그냥 단순히 진료를 봐준대서 그럴 것 같진 않고
그 과정에서 그들이 처한 상황을 이해해주고 있기 때문에 편안함을 느낀다고 생각하거든요. 치료도 당연히 제공해주시겠지만
전반적인 그 사람이 어떻게 더 나은 환경에 있을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하는 의료지원? 그런게 나는봄의 좋은 점 같아요.
병원에서는 사실 우리 친구들의 특수성을 이해하기 어렵잖아요. 제가 함께 병원에 동행하면 보호자가 아닌데~ 무슨 관계냐 따져 묻는 병원도 있고,
보호자에게 연락이 가는게 두려워서 비보험 처리 하겠다고하면 왜그러는 거냐~~ 계속 불편하게 하는 경우도 있고,
제가 의료지원 가면 “ 언니세요?”이렇게 물어보기도 하는데 저야 괜찮지만 그 순간 그 친구들이 어떻게 느낄지 이런게 고민되기도 했던 것 같아요.
나는봄은 일단 그런 걱정은 안하고 친구들을 보내도 되서 안심이 되요.
9. 타기관과는 달랐던 나는봄의 특징이 있을까요?
나는봄에서는 친구들이 성병 걸린 경우 파트너와 같이 와서 진료 받아라 이렇게 말씀하시잖아요?
어쨌든 십대의 경우 일반 산부인과를 갔다고 했을 때 거기의 의료진들이 십대가 성관계를 통해 성병에 걸렸다? 라는
사실을 얼마나 편견 없이 대할 수 있을지 그런 확신이 없잖아요. 나무랄 수도 있고 문란한 친구로 색안경 끼고 볼 수 있는데
나는봄은 파트너와 같이 와서 치료 받으라고 해주시는게 그런 부분이 인상적인 것 같아요.
나무와 나는봄은 긴 시간동안 교류를 하고 있기도 하고 어떤 가치관 안에서 이용자를 대해야하는지 서로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연계할 때 고민이나 걱정이 별로 없이 대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저희 입장에서는 신뢰할만한 기관인 것 같아요.
10. 나는봄에서 제공해줬으면 좋겠는데…. 싶은 아쉬운 점?
아마도 심리검사인 것 같아요. 약간 비슷한 맥락에서 아무한테 심리검사를 의뢰하기가 어렵고 또 금전적으로도 비용이 많이 들기도 하고
어쨌든 심리검사를 하려면 정신과 진료를 해야 하는데 그게 받아들이는 입장에서 생경할 수도 있고 기분이 나쁜 수도 있을 것 같고요.
다른 의료지원은 지금 해주시는 대로 잘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되는데 심리검사부분은 비용적인 부분도 있지만 동네병원에 의뢰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과연 그 병원에서 이 친구들의 상황을 얼마나 잘 이해하고서 대할까~대화하는 과정에서 상처주지는 않을 것인가?? 그런 신뢰가 썩 가지 않아서요.
또 우울증약 먹고 있는 친구들도 많고 그냥 병원에가서 처방을 쉽게 받는 친구들도 많고
약물에 대해 잘 설명을 해주는지 적절히 이용은 하는 건지 약물을 과다 복용하는 것 같은 케이스도 있고
근데 저희는 그걸 정확히는 모르니까 전문가가 코멘트 해줄 수 있으면 더 좋을 것 같아요.
지금도 사실 우려가 되는 친구를 나는봄에 보내볼까 하고 지켜보고 있어요.
11.친구들을 대하면서 나름의 고충이나 힘들었던 점은?
조금만 괜찮아졌다 싶으면 약을 안 먹는다거나, 식생활 이런게 규칙적이지 않으니까 약도 잘 챙겨먹는지 모르겠고
그런건 진료 이후의 문제이긴 하지만 역시 지속성의 문제가 제일 힘든 것 같아요.
아프다고 해서 또 약속을 잡았는데 막상 가려고 하면 당일 취소할 때가 많잖아요.
연락두절 되거나 그런게 좀.. 그걸 어떻게 해결 할 수 있을지 그건 잘 모르겠네요.
저희와 같은 기관의 모든 실무자들의 고민인 것 같아요 ㅎㅎ
12.나는봄에서 청소년 기관관계자나 실무자들에게 제공해주었으면 하는 점은?
지금 생각나는 건데 이런 청소년 기관의 실무자들을 대상으로 의료적인 공부를 하지 않았다면 잘 모를 만한 내용?
그런 건강에 대한 교육? 이런걸 열어주시면 좋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어요.
일반적으로는 잘 모르지만 어떤 증상을 호소하면 이런 병의 가능성이 있다든지 가출, 위기 청소년들에게 많이 생길 수 있는
병들에 대해서 한회기라도 공부해볼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어요.
13.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저희가 나는봄에 이용자를 연계할 때 주의해야할만한 거나 미리 좀 알아야 할게 있을까요?
나는봄도 저희와 비슷하게 입소부터 퇴소까지 정해져 있는게 아닌 친구들이 자유롭게 들고 나는 기관이라 사례관리를 제대로 하기가 힘들 것 같아요.
나는봄은 어떻게 하고 계신지 그런게 궁금하기도 하고 서로의 방법들을 공유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갑작스런 인터뷰 요청에도 친절하게 맞아주신 나무선생님들 정말 감사드려요.
인터뷰, 사진 이가희